한반도 한바퀴

2010년 10, 11월 영광, 삼척

aesthetics 2011. 1. 15. 02:13







- 요즘 군대가 군대여?

나 때는 빠따 맞고 배 주리며 생활해서 애들이 독기있었거든!

근데 요즘에는 애들이 배가 불러서 독기가 없어....


근 육십은 되어보이는 심야버스 운전기사는 우동집 주인 내외와

걸죽하게 이바구를 쏟아낸다.


손님은 운전기사, 나 그리고 주인 내외


지은지 20년은 되어보이는 버스터미널 안의 우동집

창문엔 형광색 시트지로 우동, 김밥이라고 큼지막하게 붙혀있다.

간판, 메뉴 역할의 그것도 붙혀진지 20년은 되보인다.


왠지 맛있고 정감가는 옛날 가락국수가 나올거 같아 기웃기웃 들어가

우동을 시켰더니

버스기사 아저씨의 걸죽한 입이 작은 가게 안을 가득하게 채웠다.


역시 남자 별거 없다

버스기사 아저씨는 곧장 군대얘기로 흘러들어가

과거 지랄같은 군대, 군대, 군대 이야기다.


우동 나오기까지 심심해 한마디 던졌다.

-수색대에서 근무하셨나 봐요?


-어 자네는 어디서 있었나"


-저는 철원에 있었어요.


그 때 부터 쏟아지는 운전기사 아저씨의 열변


놀랍다. 진정 놀랍다.

육십 이순의 나이에 이토록 정열적인가.

눈에선 화기가 어리고 목소리에선 힘이 넘쳤다.


한마디 던진 시점에서

우동을 다 먹고 계산하는 시점까지

운전기사 아저씨의 열변은 그치지 않는다.


-내가 부대 창설 멤버였거든!!xxxxxxxxxx


본격적으로 걸은 입에서 욕지기가 쏟아져 나올 때 시간이

11시 25분

아쉽게도 11시 30분 버스를 타고 영광으로 가야한다.

11시 28분

출입문을 열고 오른발을 밖으로 뺐다

그 때에도 아저씨는 썰을 푸신다.

차 시간이 다됐다고 수고하시라고 대충 마무리하고

나와 버스에 탔다.ㄷㄷㄷㄷㄷ

버스기사 아저씨의 표정은 아쉬움이 역력했다.


역시 남자 별거 없다.

나이도 별거 없고.



이런식으로 여행이 시작됐다.









금일 여행지는 영광 백수해안도로

동해 7번 국도와 같이 해안에 난 국도




















마파도 촬영지






















몰라 어딘지























한참 씩씩하게 걷고 있는데

어디선가 나타난 털뭉치 둘


이녀석들이 자꾸 따라온다.

새끼들인데 나 같은 인간 처음 보나보다.


이 둘은 권태에 못이겨 날 따라온 것이다.

생 자체가 권태인 개라는 동물이다.

인간이라면 극권태(極倦怠)에 도달해 자살이라도 할수 있을 텐데

이둘은 그러지 못하니 껀수 찾아 헤맬수 밖에 없다.
























200미터 계속 따라오는데

차가 온다

이녀석들 때문에 차가 2대가 못지나가고 정지했다.

차 안의 사람들은 뭔일이냐고 웃고 있지만

마음이 좋지않다.

이내들 나와 함께 권태를 이겨보려 하지만

로드킬의 위험은 생각치 못했을것이다.


털뭉치 둘과 계속 여행을 하고 싶으나

어쩔수 없이 돌려보내야 한다.


-가

안간다.

-가!

안간다.

-가!!

안간다.

-가!!!

안간다.


-가라고! 이생퀴들아~~~!!!!

이제사 고개를 갸웃하더니 그 자리에 앉는다.

-가라고 꽥!꽤꽤~~~꽥~!!ㅏㄴ아??리머리너러먼어


한 5분 실랑이를 벌이니 안따라온다.

미안하다.

목아퍼 이생퀴들아.




























몰라 어딘지

























몰라
























진짜 몰라

























이 동네 유독 개가 많다.

작은 마을 지나치면 그렇게 울어대는데

목줄을 하지 않은 대형견이 문제다.

어쩔수 없이 레더맨 툴을 꼬옥 쥐고 여행했다.






























떨어져


























몰라 어딘지


이렇게 아쉽게 영광 백수해안도로 탐방이 끝이 나고


이번엔 삼척이다.



















새벽 5정도에 추암 해수욕장엘 가서

해 올라오는걸 보려했다.

춥다. 꽤

추워서 핫패드를 까고

자판기에서 뜨거운 핫초코 캔을 뽑았다.

근데 망할.... 차가워


해가 올라온다. 멋진 일출이다.

일출 사진을 찍고 나오니

배가 고프다. 근데 밥집이 없어 ㅠㅠ

굶으면서 계속 아래로 아래로 걷는다.


카메라 필름수를 보니 36장 다 찍었다.

필름 갈아낄려고 카메라를 열어보니

카메라 안에 있어야할 필름이 없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오 내 일출 사진. ㅠㅠ


이때 급 귀가 본능이 생겼음.




인근 해수욕장

























인근 해수욕장

빛, 색이 좋다.


























한참 걸으니 삼척항이 나온다.


삼척항에서

지역 특미 곰치국!!!

먹지마

응?

먹지말라고...


혼자 다니다 보면 밥먹기 힘들어.

일전 영광에서도 굴비 정식이 먹고파

식당에 들어가도 굴비 정식 안판다.

1인상으론 타산이 안맞는다는 것이다.

몇군데 퇴자 맞고 그냥 된장찌개 먹었다.


근데 곰치국 맛없어?

응. 먹지마

귀가 본능이 심해졌어.





















어딘지 모르겠는데


























여기도 해수욕장인데

조사들만 넘쳐난다.





























여행은 터미널에서 시작해

터미널에서 끝남.


이렇게 또 끝났다.




결론도 내용도 없는 2010년 여행기 끝